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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를 견뎌내고, 바이킹이 옵니다.

Divedice2017-09-05 17:00:39

추천5 조회수3708

 

 

 

지난 봄, 우리는 폴란드의 보드게임 개발제조업체인그라나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메일을 열어보기도 전에 우리는 설렘을 느꼈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기다려온 대작 게임의 생산 완료 소식이 분명할 테니까요. 하지만 메일을 열어보니 그 안에는 그라나 대표의 서명이 날인된 PDF 문서 하나가 첨부되어 있었고, 그 문서에 적힌 내용은 정말 뜻밖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언제나 있을 수도 있는 일일 법 한데, 그땐 상상해본 적 없는 그런 내용이었죠.

 

문서에 적힌 내용은 전날 밤 사무실에 도둑이 들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둑이 훔쳐간 것 중에는 그라나 사무실의 서버 컴퓨터도 있었는데, 그 안에는 게임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 파일들도 들어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 파일 중에는 우리가 기다리던 게임의 한국어판 데이터도 포함되어 있었죠. 데이터 파일만의 문제는 아니겠습니다만, 어쨌거나 생산은 늦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말 기다리던 게임의 한국어판 생산이 늦춰진 것은 아쉬운 일이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왠지 이름값 한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 게임은 참 사연 많아 보이는 바이킹들이 거친 풍파를 해치고 어찌어찌 살아가는 이야기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게임은 현실에서의 온갖 사연을 버텨내고 드디어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장담해도 좋아요. 게임은 현실보다 훨씬 거창합니다. 작가 스스로가 이 게임을 사가(SAGA)’라고 정의할 정도니까요.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던 우베 로젠베르크의 대서사시가 도착합니다. 소개드리죠. 출시를 얼마 남기지 않은 이달의 신작, <오딘을 위하여>입니다.

 

<아그리콜라>, <보난자>, <패치워크> 등 수많은 명작을 만들어낸 우베 로젠베르크의 이름을 말하는 것은 이제 특정한 느낌의 게임들을 쉽게 소개하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일꾼 놓기와 공간 메우기 등, 그의 특색 있는 장치들은 차라리 우베 로젠베르크식이라고 표현하는 쪽이 훨씬 쉽게 느껴질 정도죠. <오딘을 위하여>는 그런 그의 스타일과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실험해왔던 시스템들이 집대성된 게임입니다. 아니죠, 우베 로젠베르크의 인생이 만들어낸 게임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쉽겠네요.

 

예상하셨겠습니다만 <오딘을 위하여>는 패키지의 크기와 무게에서부터 압도적인 볼륨을 가진 게임입니다. 게임 구성물이 방대한 만큼, 게임 자체의 스케일도 방대합니다. 확실히 말씀드리죠. 구성물의 볼륨, 게임의 시스템적 구성, 그리고 게임의 테마에 대한 디테일한 설정까지 무엇 하나 압도적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게임 규칙과 상세 설명서, 배경 설정과 관련된 용어집의 소책자 3종을 합치면 60페이지에 달할 정도죠. 더구나 작가 스스로 사가라고 자신할 만큼 테마에 대한 연구와 도입, 그리고 바이킹의 생활상에 대한 구조적 묘사는 정말 뛰어납니다. 게임 자체는 매우 상반된 스타일이지만, 테마에 대한 고증은 최근에 화제가 되었던 <테라포밍 마스>와 경쟁을 시켜볼 만 합니다.

 

그래서 정작 게임이 재미있냐고요? 말씀드렸잖습니까, 우베 로젠베르크의 인생이 만들어낸 게임이라고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해일과 풍파를 견뎌내고, 바이킹들이 들어옵니다. 이번에는 그들을 먹여 살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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