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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턱 아티클 - '이제 새로운 것에 대해 이야기해 봐야겠네요.'
[GM]언테임드
2021-12-13 09:25:49

안녕하세요, 오늘은 <글룸헤이븐: 사자의 턱>에 대한 작가 Isaac Childres의 글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이제 새로운 것에 대해 이야기해 봐야겠네요.'

2019 10 19

Isaac Childres

 


한동안 저는 좀 더 캐주얼하고 보다 폭넓은 게이머들에게 글룸헤이븐을 소개할 방법을 고민해 왔습니다. 작년 이맘때쯤엔 글룸헤이븐카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죠. 메커니즘은 완전히 달랐지만, ‘글룸헤이븐스럽게 느껴질 거라 기대하던 요소들이 작은 상자 안에 담겨있었습니다. 행사장에서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하던 때로 기억하는데, 어떤 분께서 무슨 스플렌더를 하는 기분이었다고 평을 했어요. 그걸로 끝이었죠.  그 시점에 작업을 접고는 이후엔 들여다보지도 않았어요.

 

마침내 전 깨달았죠. 이름을 그대로 두고순한 맛의 카드 게임으로 아무리 희석한다 해도 글룸헤이븐처럼 사람들을 사로잡을 수는 없었습니다. ‘글룸헤이븐만큼 매혹적인 건 글룸헤이븐뿐이니까요.

 

행사장에 있으면 글룸헤이븐시연 테이블에 자리를 잡는 많은 캐주얼 게이머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이 함께 게임을 즐길 사람들을 구했다는 소식도 들려오죠. 그러다 보면 문득, ‘글룸헤이븐을 경험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손에 든 카드를 보고 최선의 카드 2장을 고르는 바로 그 과정 말이죠.

 

저는 온갖 종류의 사람들에게 글룸헤이븐을 가르쳐 왔습니다. 훌륭한 선생님을 준비하고, 진입 장벽을 걷어낸다면, 이런 게임에 흥미를 느낀 사람은 누구라도 쉽게 게임을 익히고 즐길 수 있다고 믿고 있죠. 결국 제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본래 게임이 세워 놓은 모든 장벽을 치워 버린 버전이었습니다.

 

그럼 명백한 요소들부터 시작해보죠. 100 달러가 넘는 가격과 거대한 게임 상자는 많은 사람이 꺼리는 요소입니다. 부담스러울뿐더러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주죠. 물론 돈 값하는 게임이긴 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이 게임에 오랜 시간을 투자할 생각이 있는 분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죠.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게임 상자가 정말 큽니다! 온갖 것들이 잔뜩 들어있어요! 대체 이것들을 어떻게 정리하라는 거죠?

 

이런 요소들이 게임을 접해보려는 사람들에게 거대한 장벽이 되어 왔으니,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앞서 적었듯이 이건 명백한 부분입니다. 답은 더 작은 게임을 만드는 거예요. 시간을 덜 들이고, 더 저렴하고, 정리하기 더 쉬운 작은 버전 말이죠. 더 작은 캠페인, 더 적은 캐릭터, 몇 안 되는 몬스터까지, 시작하기 어렵게 만드는 모든 걸 줄인다는 거죠.

 

이 과정은 마치 글룸헤이븐을 거꾸로, 반대로 설계하는 느낌이 들어서 약간 웃겼어요. 기본판을 작업할 때는 핵심 디자인 컨셉이 방대한 오픈 월드였죠. 이 컨셉을 지원하기 위해 은퇴, 번영도, 수많은 캐릭터와 몬스터까지 그 모든 캠페인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작업하면서 저는 기본적으로 이렇게 말합니다. “아뇨, 이제 그건 필요 없어요.” 그러면서 다른 모든 요소까지 다 쳐내버리기도 해요.

 

그래요, . 사실 요즈음 여러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만, [Shut Up and Sit Down video](링크) 영상을 보지 않았거나 BGG Reddit* 등에서 보드게임 소식을 접하지 않은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글룸헤이븐신작 게임이 현재 개발 중입니다. Target이나 Barnes and Noble**과 같은 대형 유통 채널을 겨냥하여 더 많은 캐주얼 게이머에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아직 제목도 뽑지 않았지만, 머지않아 정해질 것이라고 봅니다. 현재 계획으로서는 내년 8월이나 9월에 40~50달러 정도의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그럼 대체 어떤 부분을 덜어내고 무엇을 조정했길래 가격과 상자 크기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었던 걸까요? 우선, 방대한 시나리오가 95개나 담겨 있던 기본판 게임과는 달리 시나리오가 24개쯤 수록(역주: <글룸헤이븐: 사자의 턱>에 최종적으로 수록된 시나리오는 25)된 시나리오 책자 때문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엔 아예 완전히 새로운 캠페인을 만들었죠. 왜냐하면 95개를 24개로 줄이는 게 불가능하기도 했고, 새로 만드는 쪽이 더 재미있거든요. 이번에도 역시 보조 시나리오가 풍부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절반가량이 필수가 아닙니다. 마음만 먹으면 12번 만에 이야기를 완료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과연 여러 캐릭터를 은퇴시키기에 12번은 충분한 시간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이 게임에는 4개의 캐릭터가 등장하고, 그게 전부입니다. 캠페인 시작부터 끝까지 오로지 이들의 이야기로만 이루어져 있죠. 은퇴와 번영이 더는 중요하지 않다는 뜻입니다. 평판이나 복잡한 업적이 없어서 파티 기록지도 필요 없죠.

 

플레이어를 선택의 순간에 밀어 넣고 그 결과를 감당하도록 하는 도시 이벤트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오로지 글룸헤이븐내에서만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이벤트는 존재하지 않고 지도는 훨씬 작아졌습니다. 처음에는 지도 역시도 완전히 배제해볼까 고민했지만, 저는 지도가 이 게임을 더욱 매력 있게 만드는 재미 요소라고 봅니다. 스티커는 그대로 포함되지만, 캠페인 기록지도 한 뭉치 드릴 거예요. 지도에 스티커를 붙이는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분들도 확실히 배려해야 하니까요(역주: 캠페인 기록지는 리무버블 스티커에 포함).

 

몬스터의 종류도 훨씬 다루기 쉽게 15~20개의 유형으로 확 줄어들었죠. 기본판 게임을 해보았다면 낯익은 녀석이 몇몇 보일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완전히 새로 제작했죠. 멋진 보스들도 추가되었고요.

 

잠깐, 무슨 질문을 하실지 알아요. 그 많던 펀치보드 다 어디 갔어? 엄청난 지도 타일들과 수없이 많은 덮개 타일은? 맞아요. 대부분 없애버렸습니다. 게임 준비를 좀 더 쉽게 만들겠다는 명분으로, 입문자들을 위한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였죠. 이젠 타일로 된 지도 대신에, 시나리오 책자 위에서 게임을 진행하게 될 겁니다. 물론, 책자를 두 쪽으로 펼쳐도 다 담지 못하는 크기 때문에 여러 시나리오에서는 보조 책자까지 이용합니다.


기존 아트웍을 쓰고 있는 개발 단계의 모습이지만, 위 사진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 요소는 책자에 인쇄되어 있고, 움직일 수 있거나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구성물만 토큰이나 타일로 제공됩니다. 이제는 상자에서 집어와야 하는 구성물이 별로 없고, 여전히 꺼내야 하는 것들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양을 줄였답니다. 그냥 책자를 펼치고 바로 시작하세요!

 

하지만 여전히 치워야 할 장벽이 마지막으로 하나 남았네요. 이건 확실히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규칙 설명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게임 상자 안에 글룸헤이븐설명 전문가를 딸려 보낼 수는 없는 일이죠. 더군다나 글룸헤이븐은 몬스터 AI와 관련된 부분처럼 꽤 복잡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규칙도 한참 읽어야 해요. 물론 캠페인 규칙 대부분은 필요할 때만 확인해도 되지만, 여전히 깁니다. 우린 사람들을 저 깊은 수렁으로 던져 넣을 수가 없었죠. 결국, 세심하게 다듬어 놓은 시나리오를 통해 게임을 조금씩 차례차례 소개하는 방식을 택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아이디어가 이 취미에서 생소한 것은 분명 아닙니다. 하지만, 핵심은 초반 시나리오 5~6개를 진행하는 동안 게임을 안내하는 책자를 갖추는 것입니다. 한 번에 조금씩 가르치고, 배운 지식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 개념을 중심으로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거죠.

 

이렇게 시작되는 첫 시나리오에서 플레이어들은 아주 단순한 카드 6장을 갖고, 능력 카드 덱조차 없는 몬스터를 상대합니다. 심지어 하나의 방에서 이동과 전투를 수행하죠. 이렇게 점점 진도를 나가다 보면 결국 모든 규칙이 적용된 시나리오를 진행하게 됩니다. 게다가, 우리는 글룸헤이븐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가 저지르는 실수를 많이 알고 있죠. 그러니 안내 책자로 올바른 방향을 짚어줄 겁니다. 물론 안내 책자에서 소개하는 과정을 끝마치고 나면, 모든 규칙이 담겨 있는 용어집에서 상세한 규칙을 참조할 수 있겠죠.

 

이걸 설명했어야 하는데 하고 나중에 분명히 후회하겠지만, 전체 개념은 다 설명한 것 같네요. 2주 전 SHUX***에서 이 게임의 소식을 처음 알린 이후부터 대규모의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고객층이 즐기기엔 네크로맨서 캐릭터가 너무 복잡하다는 분명한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캐릭터라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했지만, 이 게임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였죠. 현재로서는 이 캐릭터를 이후 발매될 더 큰 확장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 이런, 축하드려요! 어쩌다 보니 예고편을 슬쩍 보여드렸군요!

 

문제는 소환이라는 개념 자체가 썩 일관된 경험을 주기 어렵다는 점이었어요. 소환물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잘 관리하면 큰 피해를 주면서 아주 멋진 일을 수행하게 하겠지만, 소환되자마자 소환물이 죽어버리면 형편없는 기분이 들 겁니다. 소환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몬스터 AI의 원리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는 데다, 네크로맨서가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았어요. 이 게임이 돌아가는 방식을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가 소화해내기엔 너무 과한 짐이었죠.

 

그래서 요즘은 4번째 자리를 채울 새로운 캐릭터를 작업하는 중입니다. 무언가를 더 이야기하기에는 좀 더 구체화해야 하는 부분이 많지만, 게임에는 반드시 포함될 거고, 재미있을 게 분명해요.

 

자 그럼, 이제 드릴 말씀은 다 적은 것 같군요. 뭔가 잊어버렸으리라고 확신합니다만, 댓글로 궁금한 점을 남겨 주시면 답변을 달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역주

*보드게임 포털 사이트인 BoardGameGeek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인 Reddit

**Target은 미국의 유통 체인점, Barnes and Noble은 미국의 서점 프랜차이즈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보드게임 행사

 

출처:[https://cephalofair.com/blogs/blog/so-i-should-probably-talk-about-the-new-thing]